같은 날, 같은 학년 중학생 두 명이 서로를 학교폭력으로 신고했습니다. 한 학생은 협박과 폭행을 당했다고 했고, 다른 학생도 상대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했습니다.
학폭위는 두 학생 모두에게 조치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한쪽이 신고한 행위 가운데 여러 건은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그 학생은 상대 학생에 대한 조치가 너무 가볍다며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학폭위의 판단이 맞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에는 법원이 학교폭력 판단기준을 어떻게 세우는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서울행정법원 2026. 5. 13. 선고 2025구단54969 판결핵심 요약 (2026년 10월 기준)
- ✔법원은 학교생활에서 생기는 모든 갈등을 학교폭력으로 보지 않고, 발생 경위와 상황, 행위의 정도를 신중히 살펴 판단해야 한다고 봅니다.
- ✔학교폭력 신고를 한 쪽이 객관적인 자료로 행위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사실관계가 일부 인정되어도 학교폭력으로 판단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학폭위의 조치는 법령상 점수 기준에 따른 재량 판단이므로, 법원은 현저히 부당한 경우가 아니면 그 결과를 존중합니다.
학교폭력 판단기준, 법원은 무엇을 보나요?
법원은 학교폭력인지를 그 행위의 발생 경위와 상황, 행위의 정도를 신중히 살펴 판단해야 한다고 봅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생기는 것은 당연히 예상되는 일이라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판결은 근거를 두 가지로 들었습니다.
첫째, 학교폭력예방법 제3조입니다. 이 법을 해석하고 적용할 때 국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조문입니다. 법원은 이 조문이 학교폭력 개념을 넓게 해석해 지나치게 많은 가해자를 만드는 일을 막으려는 취지라고 보았습니다. 같은 행동이 누군가 문제 삼았는지에 따라 조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는 일도 막으려는 취지라고 했습니다.
둘째, 학교생활기록부입니다. 학폭위 조치를 받으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고 졸업할 때까지 보존됩니다. 결과가 무거운 만큼 판단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교생활에서 발생하는 모든 갈등이나 분쟁을 학교폭력으로 의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판결 이유에 나온 문장입니다.
이 문장은 피해를 주장하는 쪽에도, 신고를 당한 쪽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같은 행동인데 왜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봤나요?
학폭위와 법원은 행동 자체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다만 경위와 정도, 증거를 보면 법이 말하는 협박, 폭행, 강요에는 이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신고한 학생이 문제 삼은 행위와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신고한 행위 | 주장한 유형 | 판단 이유 |
|---|---|---|
| 그동안 혼자 낸 식사비를 갚으라고 요구 | 협박 | 억울함을 풀려는 요구로 일상적인 교우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일. 선배를 통해 해를 끼치겠다는 DM을 보냈다는 증거 없음 |
| 신고 학생이 동의 없이 단체방에 올린 자기 어머니 계정과 사진을 내리라며 '손절'을 언급 | 협박 | 학교생활 중 생길 수 있는 갈등. 폭언이나 협박성 발언의 증거가 전혀 제출되지 않음 |
| 생일파티에서 휴대폰을 몰래 본 신고 학생을 플라스틱 장난감 칼로 때림 | 폭행 | 목격 학생들은 장난치는 분위기였다고 진술했고, 영상에서 확인되는 정도로 보아 신체적 고통을 주려는 행위로 보기 어려움 |
| 다른 학생과 다퉈 이긴 일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라고 요구 | 강요 | 신고 학생이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받았다는 정황이 없음 |
표의 판단 이유에는 두 가지가 반복됩니다. 하나는 상대 행동의 원인이 신고한 학생 쪽에 있었던 사정이고, 다른 하나는 신고 내용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학교폭력 신고, 입증은 누가 해야 하나요?
사실상 신고한 쪽이 해야 합니다. 학폭위는 객관적 자료로 인정되는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자료가 없는 주장은 사실로 확정되기 어렵습니다. 위 사건에서도 DM 협박과 폭언은 증거가 없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목격 진술과 영상은 오히려 장난이었다는 쪽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피해 학생 쪽에서 이 구조가 무거운 이유는 증거 문제만이 아닙니다. 학교폭력 신고를 하면 아이는 증거를 스스로 찾아 주장해야 합니다. 그렇게 했는데도 학교폭력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면, 아이는 자신이 피해를 주장했던 그 친구들 사이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그 시선을 견디는 일 자체가 또 하나의 부담입니다.
그래서 신고 전에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 ✔캡처: 날짜와 시간이 보이는 대화 캡처가 있는가
- ✔목격자: 같은 일을 본 친구가 있고, 그 친구가 진술해 줄 수 있는가
- ✔반복: 한 번의 일인지, 여러 번 반복된 일인지 날짜별로 정리되는가
- ✔선행 행동: 우리 아이가 먼저 한 행동이 있다면, 그것까지 포함해 경위를 설명할 수 있는가
마지막 항목이 특히 중요합니다. 위 사건에서 법원은 상대 학생의 행동을 신고 학생의 선행 행동과 함께 보았습니다. 지금 신고를 앞두고 있다면, 위 네 가지를 먼저 확인한 뒤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학교폭력 신고가 경쟁의 수단이 되기도 하나요?
그렇습니다. 조치가 학교생활기록부에 남아 입시에 불리하다는 점을 이용해, 같은 학교의 경쟁 관계에 있는 친구를 시험기간에 사소한 일로 신고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상담에서 신고를 당한 학생의 보호자에게서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신고 자체가 부담을 줍니다. 시험을 앞두고 경위서를 쓰고, 학폭위 출석을 준비하고, 상대 학생과의 접촉을 조심해야 합니다. 2026학년도 대입부터는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대입 전형에 반영되고 있어 보호자의 걱정은 더 커졌습니다.
법원이 학교폭력 판단기준을 신중하게 세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제3조와 이 판결이 말하는 '가해자 양산'에 대한 경계는 신고를 당한 학생을 위한 장치이기도 합니다. 신고를 당한 쪽이 기억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 ✔연락 금지: 억울하더라도 상대 학생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습니다. 보복이나 접촉으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 ✔행위별 정리: 신고 내용의 행위마다 경위와 상황, 정도를 따로 정리합니다. 법원이 보는 기준이 바로 이것입니다.
- ✔자료 보존: 단체방 대화, 영상, 목격 친구처럼 당시 분위기를 보여 줄 자료를 지우지 않고 보존합니다.
학폭위 조치는 어떻게 정하나요?
학폭위는 학교폭력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가해 학생의 반성 정도, 화해 정도를 각각 0점에서 4점으로 평가하고, 그 합계에 따라 조치를 정합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와 교육부 고시인 가해학생 조치별 적용 세부기준에 따른 것입니다. 위 사건의 학폭위는 상대 학생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 평가 항목 | 판단 | 점수 |
|---|---|---|
| 심각성 | 낮음 | 1점 |
| 지속성 | 낮음 | 1점 |
| 고의성 | 낮음 | 1점 |
| 반성 정도 | 높음 | 1점 |
| 화해 정도 | 보통 | 2점 |
| 합계 | 6점 |
합계 6점은 고시상 '학교에서의 봉사'를 부과할 수 있는 4점에서 6점 구간에 해당합니다. 학폭위는 학교에서의 봉사 6시간과 특별교육을 의결했습니다. 신고한 학생에게도 학교에서의 봉사 2시간과 특별교육이 내려졌습니다.
법원은 어떤 조치를 할지는 교육장의 재량이라고 보았습니다. 학폭위가 신고 사안을 충실히 살펴 재량 범위 안에서 조치를 정했다면, 심의 기준에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결과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학폭위 단계에서 정리되지 않은 사실은 소송에서도 다시 세우기 어렵습니다.
피해를 주장하는 쪽이든 신고를 당한 쪽이든, 학폭위에 제출하는 자료와 진술이 사건의 결론을 사실상 정한다는 뜻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학교폭력 신고를 했는데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결정되면, 신고한 학생이 불이익을 받나요?
신고했다는 이유만으로 조치를 받지는 않습니다. 다만 위 사건처럼 상대도 맞신고를 하면 신고한 학생의 행동도 함께 심의되어 조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신고 전에 우리 아이의 행동까지 포함해 경위를 정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Q. 학폭위 조치에 불복할 수 있나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조치를 받은 학생뿐 아니라 피해를 주장한 학생도 상대 학생에 대한 조치가 가볍다며 다툴 수 있고, 위 사건이 그런 경우입니다. 다만 법원은 학폭위의 학교폭력 판단기준과 점수 평가가 현저히 부당하지 않으면 그 결과를 존중합니다.
Q. 학교폭력변호사는 어느 단계에서 도움이 되나요?
학폭위 출석 전입니다. 행위마다 경위와 상황, 정도를 정리하고 그것을 뒷받침할 자료를 묶어 내는 일이 학폭위 단계에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학교폭력 판단기준은 한쪽 편을 들기 위한 기준이 아닙니다. 피해 학생은 인정받아야 할 피해를 입증해야 하고, 신고를 당한 학생은 일상적인 갈등이 학교폭력으로 기록되지 않도록 경위를 설명해야 합니다. 두 경우 모두 결론을 가르는 것은 행위의 경위와 정도, 그리고 그것을 보여 주는 자료입니다.
상담 전에 준비하시면 좋은 자료
- ✔날짜가 보이는 대화 캡처
- ✔날짜별 경위 메모
- ✔목격한 친구 명단
- ✔영상이나 사진
- ✔학교 통지문과 학폭위 조치 결정서
신고된 행위를 하나씩 나눠 날짜별로 정리해 두시는 것만으로도 상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훨씬 많아집니다. 테르법률사무소는 학교폭력 사안에서 신고된 행위를 하나씩 나눠, 각 행위의 경위와 상황, 정도를 보여 줄 자료를 정리하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지금 상황이 이미 진행 중이라면
학폭위 단계에서 행위별 경위와 자료를 정리해 두어야 이후 행정심판이나 소송에서도 다툴 수 있습니다.
- ✔아이가 학교폭력을 당했는데, 신고했다가 인정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 ✔시험을 앞두고 아이가 학교폭력 신고 대상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 ✔상대 학생도 우리 아이를 맞신고했다
- ✔학폭위 조치 결과를 받았는데 납득하기 어렵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리 설명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개별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